어머니에서 어머니로 이어지는
손맛으로 끓인 국
부산 동래구 사직시장 안,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가게 앞으로 손님들이 줄을 서있다. 든든한 집밥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민씨네’를 찾은 사람들이다. 민주선 컨비니언이 2007년부터 운영한 ‘민씨네’는 부산을 넘어 이제 전국구 ‘국’ 맛집이 됐다. 집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민주선 컨비니언의 국을 찾는 이유는 그녀의 손맛에 있다.
“처음에는 반찬 가게로 시작하다 국 가게로 자리를 잡았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이 시장 안에 줄을 섰어요. 저는 재료를 아끼지 않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 아침마다 시장에서 제일 좋은 재료를 사 왔어요. 없는 메뉴도 손님이 해달라고 하면 해드립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손님이 많아졌어요.
“단골손님이 맛있다고 요리법을 알려 달라고 하면 싹 다 가르쳐줬어요. 그렇게 집에서 만들어 본 걸 그 맛이 안 난다고 저한테 다시 가져와요. 내가 먹어보니 이 맛도 저 맛도 아니더라고. 그때 ‘이게 손맛의 차이구나’ 했죠. 결국은 손님이 우리 집 음식을 다시 사 갔어요. 똑같은 재료와 요리법에 사람만 다를 뿐인데 이게 맛이 안 나요.”
민주선 컨비니언의 손맛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친정어머니는 그녀가 중학생일 때부터 요리를 할 때 곁에 두고 가르쳤다. 세상의 음식 가짓수는 어머니의 수와 일치한다는 말이 있다. 민주선 컨비니언은 어머니 옆에서 어머니만이 낼 수 있는 고유의 맛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저는 음식 간을 잘 안 봅니다. 이상하게 저는 맛을 안 봐도 간이 맞더라고요. ‘이 정도면 간이 되겠다’ 하는 감이 있어요. 어디서 요리를 배우고 그런 적 없어요. 친정 어머니가 음식 솜씨가 참 좋으셨는데 어머니에게 직접 배운 손맛이에요. 어머니가 먼저 만들고 나서 똑같이 해보라고 했어요. 중학생 때부터 이제껏 내가 음식을 참 많이 했어요.”
남해에서 자란 배추로 만든
우거지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
민주선 컨비니언은 시래기 대신 배춧잎을 말린 우거지를 사용한다. 우거지는 시래기만큼 구수한 맛을 내지만 질김이 덜해 부드러운 맛을 낸다. 우거지의 구수함과 들깨의 고소함이 만난 들깨시락국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담백한 맛을 낸다.
“서울 가니까 우거지가 들어간 비슷한 음식을 팔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완전 경상도식이에요. 들깨시락국은 담백한 된장국으로 온 가족이 먹기 좋은 국이에요. 여기에 우거지를 솥에다 넣고 아주 오래 끓여 내서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우리 손자들도 우거지를 손으로 죽죽 찢어서 아주 잘 먹어요.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매콤한 청양 고추나 고춧가루를 추가해서 드셔도 아주 맛있습니다.”
시래기와 우거지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재료다. 겨울철 먹기 힘든 채소의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말린 채소를 먹는 데서 시작됐다. 오늘날에도 우거지는 맛과 질감 덕에 인기 있는 재료다. 문제는 배추 추수 후, 한 해 먹을 우거지가 한꺼번에 나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겨울이 오면 감자탕과 해장국 식당은 우거지 대란을 맞는다. 일 년 내내 좋은 우거지를 쓰기 위해 민주선 컨비니언의 아들은 발로 뛰어야 했다.
“우거지는 아침마다 근처 시장에서 눈으로 꼼꼼하게 보고 사 옵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좋은 걸 구하기가 어려워요. 농가에서 추수가 끝나면 계약했던 식당들로 좋은 물건을 다 보내 버려요. 그래서 우리 아들이 남해와 구미까지 가서 구해오고 그랬어요. 최근에 남해에 거래처가 생겨서 꾸준히 좋은 우거지를 들여오고 있어요.”
“우리는 재료가 진짜 많이 들어가요. 이문을 적게 남겨도 그러게 하는 게 제가 속이 편합니다. 그렇게 해야 먹는 사람이 돈 아깝다는 기분은 안들 거라고 보거든요. 인터넷으로 받아본 손님들이 ‘이렇게 재료를 많이 넣어 주고도 돈이 남느냐’ 이런 후기를 남기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후기를 보면 뿌듯하고 고맙지요.”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픈
어머니의 마음으로
부산 맛집이던 ‘민씨네’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며 전국구 맛집이 됐다. 가게를 찾던 손님보다 훨씬 많은 주문이 전국에서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민주선 컨비니언은 전과 같은 요리 방식을 고집한다. 민씨네 국 맛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손은 빌리지 않고 직접 국을 끓인다. 압력 밥솥에 넣고 끓이면 단번에 끝날 조리과정이지만 깊은 맛을 위해 솥에 넣고 오래도록 국을 끓여 낸다.
“밤을 새우더라도 나는 내가 직접 합니다. 그래서 내가 고집해 혼자 만들고 있는 겁니다. 나중에 양이 얼마나 나가더라도 내 역량 안에서 솥으로 끓여 만듭니다. 그래서 많이 힘들지요. 힘은 드는데 그래도 다른 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제 맛을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고집하고 있어요.”
요즘 한국인은 쌀을 덜먹고, 입맛이 서양화됐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간 해외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쌀밥과 된장국의 조화는 주기적으로 수혈해 줘야 하는 맛이란 걸.
민주선 컨비니언의 요리는 투박하지만 한국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근본을 일깨워주는 맛이다. 구수한 된장이 불러일으키는 향수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민주선 컨비니언은 밤을 새워 국을 끓여 낸다.
“제가 지금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민씨네 국을 찾는 분이 계실 때까지 계속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집 밥이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집에서 요리를 잘 안 해먹고 다 사 먹잖아요. 그래서 이 국 맛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돼요. 우리나라에 밖에 없는 집 밥맛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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